Q1.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근에는 20세기에 쓰여진 클래식 곡들을 전보다 더 연습하면서, 제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 그들에게서 배운 것들을 담아내는 작업들을 하며 지냈어요. Q2. 최근에 TBN Trio로 새 앨범 “The Big News”를 발매하셨는데요. 앨범 제목에 숨겨진 의미가 있을까요? [Big News - TBN] 각 밴드 멤버의 이름 첫 글자인 “TBN”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찾다가 어느 날 이 제목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또 이 앨범이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그야말로 Big News! 기쁜 소식이길 바랬습니다. Q3. 전작과 다른 이번 앨범만의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작곡 부분에서 지난 앨범들 보다 더 독특하고 분명해진 것 같아요. 연주자로서 좀 이상하거나 말이 안 되는 음악적 시도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거죠. 또 연주에 있어서도 평균적으로 안정적인 것들을 취하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좀 더 도전적인 미지의 무언가를 탐험하는 자세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Q4. “Big News” 앨범에는 총 9곡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어떤 걸 담아내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재즈 스탠다드의 주요 틀 안에서 예상치 못한 하모닉 진행에 친숙한 멜로디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곡을 작곡하려고 노력했어요. 다시 말하자면, 리얼북 안에 있는 악보들 처럼 1~2 페이지 내에 주제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보통 이미 존재하는 음악 형식을 발전시키고 다듬어 가면서 과거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하고, 제 개인적인 취향에 더 가깝게 만들고자 끊임없이 상상력을 키워나가곤 해요. 특히 이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펜데믹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또다른 기회를 얻게 되기도 했어요. “Black Label”, “Konbini Confessions”, “Stepfar 2 Feel”, “PP”, “Beyound Affinity”와 같은 곡들은 확실히 이런 어려운 시기들을 헤쳐나가며 고군분투 했던 기억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ill My Landlord - TBN] Q5. 이번 앨범에는 Ben Williams, Nate Smith와 함께 했는데요. 어떻게 처음 만나셨나요? [Takeshi Ohbayashi, Ben Williams, Nate Smith] 두 연주자 모두 José James 밴드에서 처음 만났어요. 전 세계를 돌면서 많은 콘서트를 함께 했고 무대 안 팎으로 멋진 케미가 생겼죠. 함께 트리오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9년이었는데요. 그 때 저는 Blue Note at Sea Cruise 공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마침 José James 밴드로 투어 중이었기 때문에 Ben과 Nate에게 함께 연주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봤고 그렇게 함께 하게 되었어요. 둘 다 정말 멋지게 연주했고 제 음악과 피아노 연주를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죠. 당시 쇼가 끝났을 때 정말 많은 기립 박수를 받았고 런던의 클럽 Ronnie Scott’s 에서는 우리가 트리오 앨범 발매하게 되면 꼭 그 곳에서 공연 해주길 제안했어요. 그 당시에 앨범을 녹음할 생각에 너무 설레고 의욕이 넘쳤는데 아쉽게도 녹음을 시작하기도 전에 펜데믹이 시작되어 프로젝트가 잠시 연기되었죠. Q6. 정말 우여곡절 끝에 앨범을 발매하셨는데요. 레코딩하며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었을까요? 연주자 간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녹음은 도쿄에서 진행되었는데요. Ben과 Nate 모두 시차적응으로 무척 힘들어했지만 엄청난 집중력과 뛰어난 상상력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음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매 순간마다 보여줬어요. 전 두 연주자에게서 예술가 정신, 진실되고 깊은 뮤지션쉽을 느낄 수 있었죠개인적으로 Ben, Nate와 함께 작업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이 트리오에서 연주하는 것은 확실히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이고, 우리 연주자들이 느끼는 이 기쁨과 감사를 리스너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TBN Album Making Film] Q7. 개인적으로 궁금해지는데요.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곡들 중에 특별히 애정하는 곡이 있을까요? “Stepfar 2 feel”을 가장 애정해요. 이 곡을 쓰던 팬데믹 기간 동안에 저는 바흐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감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들의 작곡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저만의 화음과 아이디어와 기호로 새롭게 탄생시킨 곡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 곡이 정말 매력적으로 들리곤 합니다. Q8. 또 기억에 남지 못할 활동이 바로 Terri Lyne Carrington과의 연주였어요. 어떻게 처음 함께 하게 되었나요? 버클리 1학년 때 테리와 함께 연주하며 배우기 위해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 저는 영어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재즈를 공부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던 때였는데, 학기 말 쯤 그녀가 메일을 보내왔어요. 그녀의 밴드에서 함께 연주를 하자고 말이죠. 정말 믿을 수가 없을만큼 놀랍고 기뻤죠. 함께 연주했던 때를 돌이켜보면 테리는 제게 청음 능력과 매순간 훌륭한 멜로디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줬던 것 같아요. 우리끼리 하는 얘기지만 (물론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니 말이 안되지만요 ㅎㅎㅎ) 그때 그녀는 성적이 높은 학생들만 오디션을 볼 수 있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많은 친구들이 방을 나갔어요. 저 또한 그녀의 오디션에 지원할 수 있을 만큼 학교 성적이 높지는 않았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영어를 못 알아 듣는 척 했죠 ㅎㅎ 그 당시 영어는 잘 못했지만 그녀가 한 말 만큼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사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방을 그대로 나갔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 그 규칙을 따르지 않았던 걸 다행이라 생각해요. 그 오디션 이후에 미국에서 재즈로 제가 달성할 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말이죠. Q9. 정말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일 것 같아요 ㅎㅎ 그럼 앞으로 함께 연주해보고 싶은 연주자가 있을까요?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뮤지션들요! 함께 연주합시다!!! Q10. 이번에 일본 투어를 진행하셨는데요. 네, 맞아요. 47개 현에서 솔로 피아노 연주를 했는데 그 중 41개의 쇼를 무려 두 달 안에 진행했죠. 물론 너무 연주가 많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어요. 연주를 할수록 마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처럼 행복감이 밀려왔고, 음악과 피아노에 대한 제 열정과 사랑을 깨달았어요. 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관객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는 거예요. Q11. 투어에서 어떤 게 제일 기억에 남나요? 정말 많은 곳에서 연주를 했는데요. 그 중에 피아노 상태가 최악인 곳이 한 군데 있었어요. 리허설을 하는 동안 심각하게 공연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결국 공연을 진행했죠. 대신에 그 피아노에 맞는 선율을 선택하고 최대한 블루지하게 연주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피아노로 연주한 블루스는 금세 제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았고, 일반 피아노나 고급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찾을 수 없는 저만의 새로운 개성을 찾을 수 있었어요. 정말 기억에 남는 일이에요. Q12. 최근 유럽 투어를 다녀오셨죠!? Jazz Ahead에도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네 맞아요. 투어를 위해 한국의 기아차를 렌트했죠. 유럽에서 기아 6단 수동 스테이션 왜건을 운전하는 것은 정말 즐거웠어요. 25일 동안 6개국을 돌며 7000Km를 운전했는데, 150 유로를 지불해야 하는 과속 딱지 하나를 받았어요. 밖으로 돌아 나가는 한 구간에서 100km 제한 속도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그만...과속을 해버렸죠ㅎㅎ 그렇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또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정말 많은 친구들과 다시 만나 시간을 보냈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가까운 시일 내에 제 밴드 TBN으로 함께 유럽 투어를 다시 하고 싶습니다. Q13. 이번 유럽 투어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Takeshi Ohbayashi, Hillel Salem, Elam Friedlander, Alon Benjamini / Live in Duc de Lombard] 뉴욕에서 온 친구들과 파리의 Duc de Lombard 클럽에서 연주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침내 펜데믹으로 멈춰졌던 시계가 다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각각의 멤버들과 함께 연주 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요. 제가 재즈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소울풀하고 그루브한 것을 연주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요. Q14. 여러 나라에서 연주를 하시지만 특별히 도쿄라는 공간이 주는 음악적 영감이 있을까요? 확실히 도쿄는 음악가들이 살기에 이상적인 세계 10대 도시 중 하나 같아요. 이 곳에서 꿈, 역사, 영감, 재미, 열광, 힘 등의 영감을 받곤 합니다. Q15. 연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무엇일까요? 와 이건 정말 심도있는 질문 같은데요... ㅎㅎ 확신을 가지고 연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이 없어도 연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확신이요. Q16. 그렇다면 재즈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이것도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ㅎㅎㅎ 재즈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영성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종교적인 의미의 영성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목적을 뜻하는 개념으로의 영성요. 삶이 없으면 음악이 없고, 음악이 없으면 삶이 없듯이요. [Takeshi Ohbayashi] Q17. 피아니스트로서 피아노가 가지는 악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조의 아름다움, 대조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무와 금속, 검정색과 흰색, 모노포니와 폴로포니와 같은 것들에서 느낄 수 있죠. Q18. 지금까지의 삶을 한 곡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곡일까요? 음... 딱 정해진 곡 보다는 제가 즉흥으로 연주하는 블루스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Q19. 개인적으로 한국 팬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까요? 음 먼저 버클리에서 공부할 때 제가 가장 좋아하던 저녁 식사가 있었는데요. 바로 50% 할인된 한국음식 잡채를 먹는 것이었어요. 잊지 못할 맛이죠! 정말 맛있었어요.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 뉴진스의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Q20. 남은 올해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의 연주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TBN의 첫 번째 앨범인 “Big News”가 세계적으로 릴리즈 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계획이고요. 그야말로 ‘Straight-ahead’한 재즈 퀸텟 프로젝트를 위한 곡을 쓸 예정입니다. 아마도 이 프로젝트로는 내년에 활동할 것 같아요. 아직 한국에서의 공연 계획은 없지만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혼자 방문해서 솔로 피아노 공연이나 마스터 클래스 등을 하고 싶어요. Q21. 마지막으로 아트렛 구독자와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하루 빨리 한국을 방문해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요! 재즈팬 여러분 모두 사랑하고 또 존경합니다. 행복한 날들 되세요! [Greetings_Takeshi Ohbayas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