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디에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먼저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께 제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쁜데요. 최근에 저는 월드 투어로 공연을 하면서 전 세계 관객과 소통하고, 스튜디오에서 멋진 연주자들과 새로운 음악을 녹음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현지 음식을 맛보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용한 순간들을 즐기는 등 제 삶의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어요. 놀라운 여행의 연속이죠. Q2. 정말 바쁘게 지내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먼저 당신의 성장배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어떻게 음악에 처음 빠지게 되었는지, 부모님은 어떤 음악들을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 음악적 여정은 제가 처음 기타를 잡았던 5살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 작은 손에 악기를 부드럽게 쥐어주시고 운지법을 끈기있게 가르쳐주신 분이 바로 아버지죠. 기타에 대한 평생의 열정을 불러일으켜주셨어요. 아직도 기억나요. 제가 처음 코드를 쳤을 때의 그 설렘을요. 그 코드 소리가 저희 집에 울려 퍼지면서 제 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쭉 제가 자라는 동안 저희 집은 항상 다양한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제 음악적 취향과 능력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방 안에서 흐르던 생동감 넘치는 Chorinho의 싱코페이션 리듬들, 복잡한 멜로디는 제 귀를 자극했고 연주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죠. 또 삼바의 중독성 있는 비트는 음악에 맞춰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고, 리듬과 타악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어요. 또 어머니의 음악적 취향은 제게 또다른 영향을 주었는데요. 어느 날 어머니는 제게 열정적이고 로맨틱한 볼레로의 세계를 소개해주셨는데, 그 곡들이 가진 감성적인 가사와 웅장한 멜로디에서 저는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음악의 힘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 왈츠의 우아하고 흔들거리는 리듬은 제 음악적 언어의 일부가 되었어요. 그 우아한 4분의 3박자 곡들은 음악의 다양한 박자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죠.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음악 장르를 이른 나이에 접한 것은 단순히 ‘즐기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다'로 이어졌어요. Chorinho의 기술적인 복합성, 삼바의 생명력 있는 리듬, 볼레로의 깊이 있는 감정, 왈츠의 구조적 우아함. 이 모든 것들이 수년에 걸쳐 함께 어우러졌고, 저만의 스타일을 찾고 곡을 쓰도록 해주었다고 볼 수 있죠. 돌이켜보면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제 음악적 흥미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계시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 아닌가 싶어요. 부모님이 보여주신 음악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제게 적극적으로 음악 교육을 시켜주신 덕분에 제가 평생 음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진 것 같습니다. Q3. 기타를 처음 시작한 것도 아버지 영향이군요! 네. 아버지는 기타에 대한 열정도 있으셨고 테크닉이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셨어요. 아버지의 기타와 음악에 대한 사랑은 제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죠. 제게 기타 테크닉과 관련 지식들을 자주 가르쳐주시곤 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항상 아버지의 연주를 듣다 보니 저 또한 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기타를 잡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기타에 대한 헌신과 아버지가 연주하며 기쁨을 느끼시는 모습들은 여전히 제게 있어 뮤지션으로서의 동기부여가 되곤 합니다. Q4. 그렇다면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 중에 어떤 악기를 더 선호하시나요? 음.. 사실 기본적으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기타, 둘 다 연주하는 걸 좋아해요. 각 악기마다 유니크한 연주 경험과 사운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할 때는 광범위한 사운드 효과를 경험하고, 톤을 탐험하면서 좀 더 창의성과 표현력을 높일 수 있어 좋아합니다. 그런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 때문에 각각 다른 기술과 스타일이 필요한 락, 재즈부터 블루스, 펑크 등 여러 장르에서 연주할 수 있죠. 반면에 어쿠스틱 기타에서는 더욱 친밀하고 유기적인 느낌을 받을 수가 있어요. 사운드의 따뜻함과 디자인의 단순함은 음악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합니다. Q5. 특별히 선호하는 기타의 톤이 있을까요? 네, 제 사운드와 음악적 표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가 특별히 선호하는 기타의 톤이 있는데요. 일렉트릭 기타의 경우에는 약간의 서스테인이 있는 따뜻하고 풍부한 톤에 끌리는 편이에요. 험버커 픽업과 오버드라이브 이펙트를 혼합해서 보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사운드에 도달하는 걸 좋아하죠. 이러한 사운드로 깨끗하고 멜로딕한 악절에서 표현력 있고 파워풀한 솔로로 전환되는 구간을 쉽게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버브와 딜레이의 터치 또한 제 연주에 깊이와 분위기를 향상시켜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죠.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에서는 악기 본연의 목재 재질의 특성이 강조된 밝고 울림이 있는 톤을 좋아합니다. 저는 보통 핑거스타일 테크닉으로 각 음마다의 뉘앙스를 이끌어내고, 하모닉과 오버톤이 빛나게 하는 것을 선호하죠. 선명한 베이스의 반응과 맑은 고음으로 구성된 조화로운 어쿠스틱 톤은 제 전반적인 음악성과 표현성을 한층 높여주곤 합니다. 저는 종종 보사노바와 재즈의 요소들을 제 연주에 접목시키는 걸 좋아하는데요. 이 장르들의 복잡한 리듬과 화음의 특징을 잘 살려낸 조화로운 톤을 추구합니다. 아티큐레이션에 중점을 둔 이 부드러운 톤을 통해서 재즈에서 볼 수 있는 역동적인 음역대, 즉흥적인 감각과 보사노바의 섬세함을 전달할 수 있게 하죠. 결국 제가 선호하는 톤은 제 음악 스타일과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들에 맞는 적절한 톤을 찾는 거예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던,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던지 간에 저는 진정성이 느껴지고 음악의 전반적인 효과를 높이는 톤을 연주하기 위해 노력하곤 합니다. [Diego Figueiredo(Diego Figueiredo Official Site/Getting Images)] Q6. 늘 멋진 연주 테크닉을 보여주곤 하는데요. 이러한 테크닉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습관들이 있을까요? 기타 스킬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이 필요한데요. 제 테크닉을 유지하기 위해 수년간 제가 개발해 온 몇 가지 습관들이 있어요. 매일 연습하기 : 전 단 30분이라도 매일 연습해요. 매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테크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예전에는 매일 8시간씩 연습했고요. 워밍업 루틴 : 심화된 곡들을 연주하기 이전에 스케일과 핑거링 연습을 합니다. 이때 손을 풀고, 마음을 다잡으며 연주할 준비를 하죠. 장르간 탐구 : 저는 제 테크닉 레파토리와 새로운 음악에 대한 적응력을 넓히기 위해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하곤 합니다. 휴식 및 신체관리 :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손을 비롯해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합니다. 부상이나 긴장을 예방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하는 걸 중요시 생각합니다. 스트레칭을 위해 잠깐 쉬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죠. 기억하세요! 테크닉은 속도나 복잡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음색, 표현, 음악성 등을 모두 일컫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제 연주에서 이 모든 요소들의 조화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7. 정말 끊임없는 노력의 연속이네요. 그렇다면 기타리스트로서 기타의 가장 큰 특징,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타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다능성이라 생각해요. 음색의 범위성, 하모니와 멜로디의 기능성,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 기술적 가능성, 휴대성 등 모든 것이 뛰어나죠. 이러한 다능성을 비롯해 표현력이 뛰어나고,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연주자와 리스너들에게 사랑받는 현대 음악의 중심 악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말 그대로 속삭이거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낼 수도 있고, 리드 악기로써 그리고 반주악기로써도 역할을 할 수가 있는 정말 다능성이 뛰어난 악기죠. 이렇듯 기타라는 악기는 항상 놀랄 만큼 영감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악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Q8. 이제부터는 공연과 앨범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요. 당신의 첫 번째 공연이 기억 나시나요? 그럼요. 제 고향인 브라질 프랑카에 위치한 바에서 처음 공연했어요. 그때가 바로 12살이었는데요. 제가 뮤지션으로서의 시작을 알렸던 무대였던 만큼 제게는 의미있는 공연이라 할 수 있어요. 그날 무대에서의 설렘과 떨림을 정말 잊을 수가 없죠. 관객들의 에너지로 가득찬 분위기였는데, 관중과 가깝고 친근한 환경에서 공연을 진행하다보니 설레면서도 동시에 긴장됨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날 제 음악을 사람들과 공유할 때의 그 짜릿했던 느낌을, 공연을 마치고 나서의 그 성취감을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해요. 이 첫 공연의 경험은 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더 단단하게 했을뿐만 아니라 무대가 있다는 것, 그 곳에서 연주를 하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죠. 돌이켜보면 프랑카에서의 그날 밤은 제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인 동시에 오늘 날까지도 공연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Q9. 그렇게 설레는 첫 공연 이후, 2004년에 첫 앨범이 발매되었죠. [Album "Segundas Intenções" - Diego Figueiredo(Apple Music /Getting Images)] 네, 맞아요. 제가 19살 때 첫 데뷔 앨범으로 “Segundas Intenções” 발매했는데요.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한 솔로 앨범이었죠. 이 프로젝트는 기타리스트로서 또 작곡가로서의 성장을 보여주는 앨범이기도 하고, 제 예술적 표현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간동안 쏟아 부은 연습과 헌신에 대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저의 음악 여정의 중요한 지점이기도 해요. 또 이 앨범에는 복잡한 멜로디들과 제가 그동안 받은 다양한 영향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스타일이 반영된 다이나믹한 리듬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이제 이 앨범도 스포티파이에서 감상하실 수가 있는데요! 각각의 트랙들에 쏟아부은 제 열정과 창의성을 경험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과 제 음악적 여정을 함께 공유하고 감상하실 수 있길 바라요! Q10.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발매한 “My World” 앨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까요. [Malandrinho - Diego Figueiredo] 이 앨범 또한 제 음악 여정에 있어 중요한 한 장을 대표하는 앨범이라 할 수 있어요. 재즈, 보사노바, 클래식 음악 등이 잘 섞여 표현되도록 노력했고, 세련되면서도 친근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려 했어요. 곡을 쓸 때 복잡한 핑거스타일 테크닉과 표현력이 풍부한 멜로디에 심혈을 기울였죠. 또 제 오리지널 곡과 기존 클래식 곡들을 재해석한 곡들로 구성하여 아티스트로서의 제 다양성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는데요. 작품에 담아내려한 깊은 감정이 여러분들께 잘 전달되길 바라고, 여러분들이 음악을 깊이 있게 감상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이게 이 앨범의 제 목표라 할 수 있어요. 아, 그리고 이 “My World” 앨범 또한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앨범을 즐기며 만든 것처럼 여러분들도 이 앨범을 즐겨주시길 바라요! Q11. 이 앨범에서는 Duduka Da Fonseca, Helio Alves, Nilson Matta, Ken Peplowski, Nicholas Payton 연주자들과 함께 하셨는데요. 보통 멤버 구성은 어떻게 하시나요? 브라질 출신의 재능 있는 음악가들이 정착해 있는 뉴욕시의 브라질 재즈 커뮤니티를 통해서 Duduka, Helio, Nilson을 그 곳에서 처음 봤던 것 같고, 또 재즈 신에서 저명한 연주자 Ken Peplowski와 Nicholas Payton은 여러 재즈 페스티벌과 클럽 공연에서 만났던 것 같은데요. 저는 제가 활동하는 내내 정말 많은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어요. 모두 음악계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은 브라질과 재즈 씬에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저는 페스티벌이나 잼 세션에서, 혹은 서로의 친구나 동료들을 통해서 자주 동료 뮤지션들을 만나곤 하죠. 이렇게 처음 만난 이후에 비공식적인 잼 세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는 녹음이나 라이브 공연 등 공식적인 협업으로 발전하곤 했어요. 또 어떤 경우에는 우리 음반사나 저희 매니지먼트 팀에서 저와 함께 연주할 때의 음악적 시너지를 예상하고 콜라보를 제안하기도 하죠. 또다른 케이스로는 서로의 작품에 감탄하고 함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협업을 마음 먹은 적도 있죠. 재즈와 브라질 음악 씬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협업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상대의 음악성, 예술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Q12. 정말 많은 유명 뮤지션들과 콜라보를 하셨어요. 그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콜라보가 있나요? 네.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한 것은 제 경력의 하이라이트였고 그중 몇몇 아티스트는 그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하고, 함께 했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각각의 이 콜라보들에서 연주자들이 보여주는 음악성과 예술성에 감탄했을뿐만 아니라 제 음악적 여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줬죠. 함께 해 준 연주자들과 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며 각기 다른 배경을 담아내고 유니크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어요. [Diego Figueiredo, George Benson (Diego Figueiredo Official Site /Getting Images)] Q13. 당신의 앨범 중에서 특히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앨범이 있어요. 바로 2010년 시릴 에메와 콜라보로 발매한 “Just The Two Of Us"인데요. 이 앨범은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나요? [Album "Just The Two Of Us" (Apple Music /Getting Images)] 먼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어요. 시릴과의 콜라보는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시릴은 컨템포러리 재즈와 집시 재즈의 영향을 받았고, 또 그녀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가진 아주 재능있는 연주자죠. 우리는 2007년 몽트뢰 재즈페스티벌에서 만났어요. 백 번도 넘는 공연을 함께 했고 정말 호흡이 잘 맞아 즐거웠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협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시릴은 기타 연주자와 보컬 연주자 사이의 인터플레이에 대해서 또 음악 안에서 서로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법에 대해서 많은 걸 알려줬어요. 또 그녀의 즉흥연주 스킬 덕분에 제 연주에서의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게 되었죠.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흥미로웠어요. 한국 팬들이 이 앨범을 특히나 좋아해주신다니 저도 정말 기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넘어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건 정말 언제나 기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Q14. 앞으로 콜라보 해보고 싶은 연주자가 있을까요? 아! 정말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팻 매스니와 함께 콜라보 해보고 싶어요. Q15. 누군가에게 늘 영감을 주는 당신에게도 존경하는 연주자가 있을 것 같은데요. 네. João Gilberto, Joe Pass, Pat Metheny, George Benson 등 제가 깊이 존경하는 뮤지션들이 있어요. Q16. 당신의 음악스타일을 정의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제 음악 스타일은 브라질 음악, 특히 보사노바와 삼바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지만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이 독특한 조합 덕분에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사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죠. 뿐만 아니라 제 스타일의 핵심은 폭넓게 연구한 브라질 기타 테크닉이에요. 보사노바의 복잡한 리듬과 하모니는 제 연주의 기초를 형성하지만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복잡한 코드 진행, 즉흥 연주와 같은 재즈의 요소를 활용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통해 제 음악이 더 깊어지고 자연스러워지죠. 게다가 제가 받은 클래식 교육은 제 테크닉과 작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음악 이론과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이때 배운 것을 활용해서 보다 정교하게 편곡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Q17. 브라질 재즈의 특징이 정확히 뭔지 궁금해하는 리스너들도 있을 것 같아요. 미국의 재즈와 브라질 재즈는 서로 같은 부분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음악적으로 다른 뚜렷한 특징이 있어요. 대략 8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Rhythmic Approach: 브라질 재즈는 삼바, 보사노바와 같은 전통적인 리듬에 영향을 받았어요. 이 복잡하고 싱코페이션으로 구성된 리듬은 브라질 재즈만의 유니크한 스윙감을 만들어내죠. 미국 재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Straight-ahead 한 스윙감과는 또다른 느낌이에요. Harmonic Language: 브라질 재즈는 우리 대중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유니크한 코드 진행과 좀 더 많은 모달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미국 재즈는 특히 비밥과 하드밥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스탠다드화 된 코드 진행을 따르는 경향이 있고요. 그치만 둘 다 정교한 하모니를 사용하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Melodic Phrasing: 브라질 재즈에서의 멜로디 대부분은 우리의 보컬 전통의 영향을 받아 좀 더 서정적이고 흐르는 듯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미국 재즈, 특히 더 현대적인 형태의 재즈는 다각적이고 추상적인 접근을 가지고 있죠. Cultural Context: 브라질 재즈는 우리의 문화적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고 종종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반영해요. 미국 재즈도 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좀 더 글로벌한 언어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Fusion Tendencies: 브라질 재즈는 주로 Forró or Choro와 같은 다른 브라질 스타일에 접목시키는 반면에 미국 재즈는 락, 펑크, 아방가르드 클래식 음악에 접목시키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Instrumentation: 둘 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지만 브라질 재즈에서는 종종 토착 악기를 활용해서 독특한 음색을 내곤 하는 것 같아요. Improvisation Style: 브라질 재즈에서는 즉흥연주를 할 때 멜로디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보다는 대부분 멜로디에 더 가깝게 연주하는 편인 것 같아요. 미국 재즈에서는 더 자유롭고 확장된 스타일의 즉흥연주를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고요. Historical Influences: 브라질 재즈는 1930년대의 “Good Neighbor”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를 통해 미국 뮤지션과의 협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죠. 이 문화적 교류를 통해서 브라질 재즈는 독특한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즈와 브라질 재즈 모두 서로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두 맥락에서 연주한 브라질 음악가로서 저는 두 전통적인 요소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것에서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곤 합니다. 이 두 풍부한 재즈 문화 간의 교류는 더욱더 혁신적이고 흥미진진한 음악을 만들어낼 테죠. Q18. 그렇다면 브라질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브라질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풍부한 문화유산의 산실이자 놀라운 다양성을 가진 음악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음악은 아프리카의 리듬, 유럽의 멜로디 그리고 토착 전통 등 다양한 영향으로 만들어졌죠. 마치 다양한 색실로 만든 직물(Tapestry)처럼요. 이 독특한 혼합은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복잡하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사운드를 만들어 냈어요. 또 브라질 음악의 가장 매혹적인 측면 중 하나는 바로 리듬의 복잡성이에요. 예를 들어 삼바를 들어보세요. 싱코페이션이 가득한 리듬과 복잡한 타악기 패턴들이 거부할 수 없는 그루브를 만들어내죠. 아니면 보사노바를 들어보세요.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가지고 미묘한 리듬과 세련된 하모니로 깊은 감정을 전달하곤 하죠. 또 저는 브라질 음악의 스토리텔링에도 마음이 끌리곤 합니다. 가사들을 보면 대부분 우리의 문화, 역사, 일상생활을 반영하고 사랑, 자연, 사회문제, 브라질의 삶의 방식들을 잘 반영하죠. 이렇게 우리 브라질의 근원을 담아낸 음악은 더욱 깊은 진정성을 갖게 해요. 바로 이런 점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브라질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죠. Q19. 오랫동안 활동하시면서 음악에 대한 철학 같은 것들에 좀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Diego Figueiredo (Diego Figueiredo Facebook /Getting Images)] 데뷔 이후 제 음악 철학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전통적인 브라질 음악과 재즈, 클래식 등 여러 스타일을 받아들였고, 작곡에 있어서 더욱 복잡해지고 감정적인 울림이 생겨났죠. 그럴수록 다양한 연주자들과의 협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커지기도 했고요. 또 음악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며 즉흥연주 기법들을 연마했고, 제 앨범의 편곡과 제작에 있어 더 많은 부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음악에서 궁극적인 제 목표는 진심 어린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만 이제는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더 넓은 관점으로 음악을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Q20. 평소에 곡 작업과 연주로 바쁘신데요. 휴식 시간엔 주로 어떤 걸 하시나요? 제가 기타를 치지 않을 땐 보통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축구하는 걸 즐겨요. 또 어머니를 뵈러 가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죠. 이런 일련의 활동들로 긴장이 풀어지고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 되곤 해요. 음악으로 가득찬 평소 제 삶의 균형을 맞춰주죠. 이러한 순간들이 제 음악 이외의 즐거움과 영감을 주곤 합니다. Q21. 그럼 평소 당신의 삶의 속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빠르게 변화하는 프로페셔널한 음악 시장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음악 산업에서는 창작하고 연주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끊임없이 유지해야한다는 압박이 계속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참 힘들어요. 하지만 뮤지션으로서 지속가능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행복과 예술적 성장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수년에 걸쳐 배웠죠. 창작 과정의 측면에서 저는 좀 더 측정된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훌륭한 음악들은 종종 성숙하고 발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죠. 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항상 작업하고 있지만, 단순히 주목을 받기 위해서 그러니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새로운 곡들을 서둘러 발표하지는 않아요. 대신 좀 더 진정성을 담아내고 높은 퀄리티의 곡들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곤 하죠. 또 평소 제 공연 일정은 매우 빡빡한 편이에요. 특히 투어 기간 동안에는 더 그렇죠. 저는 전 세계의 관객들과 소통하고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며 얻는 에너지를 좋아하죠. 그치만 투어 사이에 제 자신을 돌아보고 쉬는 법을 배웠어요. 이런 조용한 시간들은 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고, 제 내면의 창의적인 영역을 재충전하는 데 필수적이죠. 그래서 현재 제 삶의 속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일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성장과 휴식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음악에 몰두하고 작업할 수 있는 리듬을 찾았죠. 물론 작곡과 연습, 공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하지만 제게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자연과 교감하고,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이 평온한 시간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각의 시간을 조화롭게 분배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페이스가 가끔 어려울 때도 있어요. 마감일, 여행, 공연 등 활동이 너무 많아 휘몰아치는 기간이 생길 때도 있죠. 이럴 때 저는 명상을 통해 차분함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브라질 특유의 차분함 말이죠. 궁극적으로 주변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도 제 자신을 돌아보고 창작할 수 있는 시간이 조화로울 때, 즉 균형잡힌 시간과 장소로부터 비로소 최고의 음악이 나온다고 믿어요. 이건 계속적으로 조절해나가야 할 과정 중 하나이지만 현재의 저는 제가 청중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제 자신에게 충실한, 진정성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22. 만약에 뮤지션이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저는 학창시절 동안 축구 선수였고, 스포츠를 통해서 길러지는 팀워크나 동료애를 좋아하긴 했어요. 그치만 음악에서 벗어난 제 삶은 상상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음악은 항상 제 진정한 열정이었고, 제 정체성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느껴지거든요. 축구 선수로 활동한 경험은 값진 경험이었지만 저는 늘 음악에 마음이 뺏겨 있었죠. 음악을 통해서 제 자신을 표현하고 더 깊은 차원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 다른 일을 하는 제 모습은 상상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Q23. 지금까지의 당신의 삶을 표현할 수 있는 한 곡을 고른다면 어떤 곡인가요? 음…제 삶을 표현 할 한 곡을 고른다면 Waldir Azevedo가 작곡한 “Brasileirinho”일 것 같아요. 이 생동감 넘치는 합창곡은 제가 기타로 처음 연주했던 곡이어서 제 마음속에 특별하게 자리잡고 있어요. Q24. 2012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정말 멋진 연주를 보여주셨었죠. 혹시 그날의 공연이 기억나시나요? [Diego Figueiredo @ 2012 Jarasum International Jazz Festival (Diego Figueiredo Official Site /Getting Images)] 네, 그럼요! 그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따뜻하면서도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 덕분에 공연 내내 즐거웠고 짜릿한 느낌이 들었죠. 그때 제가 브라질 음악을 여러분들과 공유할 수 있고, 새로운 장르와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이 기회가 참 소중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앞으로 라이브 공연과 브라질 음악을 전 세계로 공유하자는 열정이 더욱 커진 계기가 되었어요. 게다가 축제의 아름다운 야외 풍경은 더욱 공연을 멋지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단순히 공연이 아닌 음악과 문화, 공동체의 축제였습니다. Q25. 한국에서의 공연 계획은 있으신가요? 아직 한국 공연은 계획이 없지만 정말 가능한 빨리 한국에 다시 돌아가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한국에서의 초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26. 현재 공연, 앨범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데요. 앞으로 계획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Album "I Love Samba" (Apple Music /Getting Images)] 새 앨범 “I Love Samba”가 8월 23일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아마 인터뷰가 올라갔을 때는 이미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하실 수 있을 텐데요. 이 앨범은 삼바에 대한 제 사랑과 열정을 담았고, 삼바의 전통적인 요소와 제 유니크한 음악적 해석도 담아냈어요. 여러분들 모두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I Love Samba - Diego Figueiredo] Q27. 마지막으로 아트렛 구독자분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아트렛 구독자 여러분 그리고 팬 여러분, 제 음악에 대한 여러분들의 지지와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은 제가 계속 음악을 창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늘 영감을 주곤 합니다. 이 놀라운 음악적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음악과 공연으로 여러분들과 계속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Let’s keep the rhythm alive together! 온 마음을 담아! - Diego Figueiredo.